엘리의 정원
문제해결사에게는 문제가 온다. 본문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어요.
빠르게 판단했고,
사람들은 저를 찾았고,
저는 해결했어요.
성과도 있었어요.
누가 봐도 잘하고 있었죠.
그렇게 오래 살았어요.
현장에서,
직장에서,
때로는 집에서도
저는 늘 ‘믿고 맡기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어요.
문제해결사에게 오는 건,
항상… 문제더라고요.
문제는 계속 생겼고,
저는 계속 풀었고,
풀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찾아왔어요.
그러다 지쳤어요.
정말 많이요.
왜 내 인생은 이럴까.
왜 늘 일이 터질까.
왜 나는 쉬지 못할까.
저는 불평을 하고
남 탓도 하고,
삶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는 또 문제를 풀었어요.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요.
무능력해 보이기 싫어서요.
그리고,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서요.
돌아보면,
저는 성과로 사랑을 구했고,
해결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려고 해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사랑을 주는거에요.
그럼 사랑이 오지 않을까요?
엘리의 정원에서.
오늘 저는
'문제해결사' 였던 저에게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정원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 라디오와 할아버지 (0) | 2025.06.08 |
---|---|
과거 시험 중입니다. (1) | 2025.05.15 |
이 나무에 꽃이 핀다고요? (0) | 2025.05.11 |
허리가 38인치라고? (0) | 2025.05.09 |
새벽 네 시, 피코가 불렀어요 (0) | 2025.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