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브런치스토리 (4)
엘리의 정원

옛날 옛적, 아주 깊고 푸른 바다 밑에작은 조개 하나가 살고 있었어요. 조개는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만,단단한 껍질로 자신을 꼭 감싸고 있었어요. 조개는 바다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물고기들의 노래, 파도의 속삭임,달빛이 물에 닿는 소리까지도요. 하지만 껍질을 꼭 다문 채로만 살았어요.바깥세상이 무서웠거든요. 어느 날, 작은 모래알 하나가조개 속으로 들어왔어요. 모래알은 날카롭고 아팠어요.조개는 깜짝 놀라 더욱 껍질을 꽉 다물었어요. "아파..."조개가 울먹였어요. 하지만 단단한 껍질이 속삭였어요."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모래알은 나가지 않았어요.조개는 어쩔 수 없이 그 아픔과 함께 살아야 했어요. 시간이 흘렀어요.조개는 모래알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어요.대신 부드럽게, 조금씩 감싸주기..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어요.빠르게 판단했고,사람들은 저를 찾았고,저는 해결했어요. 성과도 있었어요.누가 봐도 잘하고 있었죠. 그렇게 오래 살았어요.현장에서,직장에서,때로는 집에서도저는 늘 ‘믿고 맡기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어요.문제해결사에게 오는 건,항상… 문제더라고요. 문제는 계속 생겼고,저는 계속 풀었고,풀고 나면또 다른 문제가 찾아왔어요. 그러다 지쳤어요.정말 많이요. 왜 내 인생은 이럴까.왜 늘 일이 터질까.왜 나는 쉬지 못할까. 저는 불평을 하고남 탓도 하고,삶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는 또 문제를 풀었어요.나를 증명하고 싶어서요.무능력해 보이기 싫어서요.그리고,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서요. 돌아보면,저는 성과로 사랑을 구했고,해결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고 ..

휴대폰 대리점에서기기 변경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문이 열리며라디오 소리가 먼저 들어왔어요.큰 노랫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죠.라디오를 틀어놓은 채,할아버지 한 분이 천천히 들어오고 계셨어요. “핸드폰 바꾸려고.” 조금 어눌한 목소리였어요.점장이 큰 소리로 대답했어요.“할아버지는 핸드폰 바꾸실 수 없으세요.” 하지만 할아버지는조금 전과 똑같은 말로 다시 말씀하셨어요. “핸드폰 바꾸려고.” 이번에는 점장이“지난번에 바꾸셨잖아요. 지금은 안 돼요.” 라고 대답했어요. 그 순간,문득 궁금해졌어요. 이 할아버지는 이 대리점에 자주 오시는 분일까요?올 때마다 똑같이 말씀하시는 걸까요? 아니면 오늘 정말핸드폰을 바꾸러 오신 걸까요?그런데 할아버지가 실제로 구매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점장이 그냥 돌려보낸 걸까요? 혹..

브런치에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제목은 《엘리의 정원: 잊혀진 문》.기억을 잃은 소녀와 이상한 정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피코, 요요, 쉬쉬, 스위피…조금 이상하지만 사랑스럽고 귀여운 친구들도 등장해요. 동화 형식이지만,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예요. 브런치에선 일요일, 화요일, 목요일주 3회 연재하고 있어요.이곳 티스토리에는 가끔,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읽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로 오셔도 좋아요. https://brunch.co.kr/brunchbook/ellies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