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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의 정원

텃밭을 지나던 어느 날,나는 깜짝 놀랐어요.초록색 장갑이 하나,쫄대 위에서 ‘딱’— 서 있었거든요. “헉… 뭐야, 저거… 설마… 허수아비?” 나는 괜히 눈을 가늘게 뜨고, ‘엘리의 정원에 이런 캐릭터도 있으면 재밌겠다!’생각하며 기묘한 스토리를 막 써 내려가고 있었죠. 하지만 그때,아빠가 나타나 한마디. “그거, 그냥 장갑 말리는 거야.” … …뭐라고요? 🤨 “비 맞았잖아. 젖어서 그냥 꽂아놓은 거야.”하시면서 태연하게 지나가시는 아빠. 그 순간모든 판타지와 허수아비의 로망은사정없이 펑— 하고 날아가 버렸어요. 하지만 웃겼어요.정말 너무 웃겼어요.‘아… 나 또 혼자 너무 몰입했구나…’ 싶어서. 그 초록 장갑은허수아비도 아니었고,비밀스러운 정원 수호자도 아니었지만—이상하게 하루 종일 내 머릿속에 맴돌았어..

안녕하세요. 사실 이렇게 블로그를 쓰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대신 전해왔지만, 정작 제 목소리를 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용기를 내서 블로그를 시작하며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이 아닌, 오직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자. 그리고 파동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글을 쓰지 말자. 늘 기쁜 마음으로 나를 위한 공간을 정성껏 가꾸어보자고 다짐했어요. 그렇게 아직은 작지만 엘리의 정원이 탄생했습니다. 혹시나 올 손님들을 기다리며 기쁜 마음으로 이 정원을 가꾸는 나날들에 참 많이 벅차올랐어요. 내 공간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첫 시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글을 쓰는 내내 이런 생각이 자꾸 떠오르곤 했어요. "사람들이 이 글을 좋아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