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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기록🏡

이 나무에 꽃이 핀다고요?

정원지기 엘리 2025. 5. 11. 15:43

홍콩야자에 꽃이 피었어요.

 

처음엔 몰랐어요.

잎 사이에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생겨나길래

잎이 새로 나려나, 했죠.

하지만 아니었어요.

벌써 3년째 키우는 아이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든요.

홍콩야자 꽃 피다.

 

저는 식물들의 감정을

조금은 읽을 수 있어요.

이 야자나무는,

밖에 있는 걸 유독 좋아했어요.

비가 오면 비를 맞히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게 했죠.

보통은 실내 식물이라는데…

얘는 밖에 두는 게 맞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맙게도,

꽃을 피워 주었어요.

 

세상에.

이 나무에서, 그것도

현관 계단 한켠,

그늘지고 바람 많은 곳에서

꽃이 피다니요.

 

홍콩야자는

꽃을 거의 피우지 않아서

그 꽃말이 ‘행운’이라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이 조용한 기적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이 아이도 꽃을 피우느라 

아마 힘들었을까요?

 


 

엘리의 정원에서.

계단 위에서 조용히 피어난,

기적 같지만, 아주 정직한 행운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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