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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기록🏡

꽃들의 차원이 열리다.

정원지기 엘리 2025. 4. 10. 16:24

꽃들의 차원이 열리다

 

요즘은 일을 쉬고 있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아무런 걱정 없이 산책을 할 수 있는 날들이 많아졌다.

 

사진을 찍고 싶을 때면 꼭 피코가 줄을 잡아끈다.

결국 렌즈 너머보다는

그냥 눈에 오래 담아두기로 했다.

 

그리고 한참을 가만히 바라봤다.

바람도 멈춘 듯한 순간이었다.

햇살은 나뭇잎 사이로 따스하게 쏟아지고,

꽃잎들은 미세하게 흔들리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민들레와 목련, 벚꽃까지.

바닥과 나무 위, 하늘 아래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마주하며 문득,

‘이번엔 또 어떤 존재가 나에게 다가올까’

기대하는 마음이 피어났다.

 

그 순간,

나는 마치

다른 차원에 발을 디딘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환상적’이라고 부르는 걸까.

 

생각해 보면,

나는 그동안 이런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았다.

 

아마도 그래서,

이렇게 긴 휴식이 나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걸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도, 고맙다.

또 고맙다.

 

그렇게 조용히 기록해 둔다.

꽃의 차원이 열렸던 이 날을.

 

 

엘리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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