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기록🏡
문제해결사에게는 문제가 온다.
정원지기 엘리
2025. 6. 9. 22:38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었어요.
빠르게 판단했고,
사람들은 저를 찾았고,
저는 해결했어요.
성과도 있었어요.
누가 봐도 잘하고 있었죠.
그렇게 오래 살았어요.
현장에서,
직장에서,
때로는 집에서도
저는 늘 ‘믿고 맡기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어요.
문제해결사에게 오는 건,
항상… 문제더라고요.
문제는 계속 생겼고,
저는 계속 풀었고,
풀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찾아왔어요.
그러다 지쳤어요.
정말 많이요.
왜 내 인생은 이럴까.
왜 늘 일이 터질까.
왜 나는 쉬지 못할까.
저는 불평을 하고
남 탓도 하고,
삶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는 또 문제를 풀었어요.
나를 증명하고 싶어서요.
무능력해 보이기 싫어서요.
그리고,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서요.
돌아보면,
저는 성과로 사랑을 구했고,
해결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려고 해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사랑을 주는거에요.
그럼 사랑이 오지 않을까요?
엘리의 정원에서.
오늘 저는
'문제해결사' 였던 저에게
작별인사를 건넵니다.